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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어떤 날은 _ 파올라 퀸타발레 글 / 미겔 탕코 그림

by 책읽는엄마 2025. 4. 19.

 

 


1.  책소개

 
56쪽 / 159X198mm / 347g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일 : 2025년 1월 31일
저 자 : Paola Quintavalle (파올라 퀸타발레)

줄거리 :  책의 원제는 'Making Space' 로, 오랜 시간동안 그림책의 편집자로 일하며 아이들과 다양한 도서활동을 해왔던 이탈리아 출신의 저자 파올라 퀸타발레와 밝고 자유로운 그림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스페인 출신의 미겔 탕코가 만나 삶의 반짝이는 순간을 포착하고 간직하는 방법을 전한다. 그 방법은 '그저 멈추어 서는 것' 으로 그 안에서 용기내고, 기다리고, 손을 맞찹고, 함께 추억하며 하루하루가 충만해지고 삶이 아름다워짐을 알려준다. 이 책에는 특별한 주인공이 없는데, 반짝이는 삶은 누군가 특별한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메세지를 준다. 더불어, 세상을 있는 그대로 환영하고 상호작용하는 어린이들을 통해 더더욱 삶을 실감하게 되는 책이다.

 


2.  인상깊었던 구절들

 
씨앗을 심어요.

그리고 자라는 걸 지켜봐요.

가끔은 망칠 수도 있어요.

비밀을 소중히 여기고

두려움 앞에 마주 서 봐요.

이제는 여기 없는 이들을 기억해요.

잘 모르는 일은 끝까지 탐색하고

잘할 수 있는 일에는 몰두해 봐요.

잠시 멈춰야 할 때도 있어요.

마구 뛰는 심장을 달래야 할 때도,

입속에 감춰 둔 진실을 꺼내야 하는 순간도 있지요.

떠나야 할 때는 떠나요.

손을 잡아요.

그리고 때가 되면 놓아줘요.

다가오는 이들을 반갑게 맞을 준비가 되었나요?

스쳐 가는 이들에게 손 흔들어 줄 준비는요?

일단 해 봐요.

그리고 한 번 더 해 봐요.

궁금한 것들을 따라서

자유롭게 펼치고

신나게 가지고 놀아요.

흠뻑 빠져드는 순간이 찾아올 거예요.

망가지더라도 고치면 돼요.

틈틈이 작은 행운을 찾다 보면

하루의 끝에서 반갑게 밤을 맞을 수 있을 거예요.

 

 


3.  느낀 점

 
 아이에게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다보니, 어느새 나도 그림책을 꽤나 많이 좋아하게 되었다. 그림책을 읽는 일상은 아이가 나에게 준 큰 선물인 것 같다. 이번주에도 아이에게 읽어줄 그림책을 고르다가 이 책을 아주 우연히 펼쳐들게 되었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두번을 다시 읽었다. 정말 너무 좋았다. 근래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깊은 울림이 있었다. 그래서 기록하기로 했다. 

 

 책을 더 구입하고 싶어 온라인서점에 들어갔다가 평점이 10.0 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물론 베스트셀러인 책들만큼 많은 이들이 구입하고, 평점을 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만점의 평점을 가진 책은 처음 보았다. 리뷰 중의 하나를 읽어보니, 이 책의 시작은 '나를 채워주는 것들에게 의도적으로 틈을 내어 주는 일' 이 삶에서 점점 드물어졌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한 문장도 참 좋았다. 어른이 될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채워주는 것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내어주는 시간이 줄어드는데, 그것을 인지조차 하지 못하곤 하는 것이 현실이니까.

 

 얼핏 보았을 때 이 책의 그림체는 내가 좋아하는 그림체는 아니었다. 그런데, 읽고 또 읽으며 그림을 자세히 보기 시작했더니 그림작가가 천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한장의 그림으로 모든 것이 표현되는 느낌이었다. 이내 그림이 너무너무 예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림이 너무 많은 주의를 끌기보다는 텍스트와 함께 부드럽게 흐르도록 자유로운 선을 이용하여 그림을 그리고, 노랑 한가지의 색깔만을 사용했다는 점을 알고나니, 그 깊음에 또한번 놀랐다. 아이에게 평소에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몇마디의 문장에 간결하게 모두 녹아있는 것이 신기했다. 아이가 당장은 이해할 수 없는 문장들이 있더라도, 언젠가는 떠올렸을 때 지혜가 되어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녀노소할 것 없이 삶의 온갖 지혜가 몇문장에 모두 담겨있는 것 같았다. 그러고보니, 중요한 진리는 길게 이야기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 이토록 간결하고 짧은 글 속에 이렇게 오랜 여운이 남을 수 있다니. 책을 여러권 읽어나갈수록 책을 추천하거나, 선물하는 일이 조심스럽다고 여겨지는데 아주아주 오랜만에 여러권 사서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에 책을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 여럿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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